이보세.......
돈 있다 유세하지 말고,
공부 많이 했다고
잘난 척 하지 말고,
건강하다고 자랑들 하지 마소.
명예 있다 거만 떨지 말고,
잘 났다고 뽐내지도 마소.......
다 소용 없더이다.
나이 들고 병들어
자리에 누우니
잘난 사람, 못난 사람
너, 나, 우리 할 것 없이
석 달 열흘 길기만 한데
남의 손 빌려
하루하루를 버팁디다.
그래도 살아 있기에
남의 손에 끼니 잇고
똥, 오줌 남의 손에 맡겨야 하니
내 새끼 무신 소용이며,
왕년이 무슨 꼬라진고.......
다 뜻대로 안 됩디다.
내 형제, 내 식구 최고라며
남 너무 심하게 업신여기지 마소.
내 형제, 내 식구 마다 하는 일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들이 다 해내며,
눈 감고, 코 막지 않고도
웃어가며 따듯하게 해줍디다.
말하기 쉽다고
입으로 돈과 지위 앞세워
잘난 체 마침표는 찍지 마소.
그 열배를 준다 해도
하지 못하는 일 천지고
댓가 없이,
이름 없이,
베푸는 일
천직으로 아는 이
허다한데
그 마음에 상처 줄까
두렵고 죄 될까 걱정되오.
병들어 자리에 누우니
호사한 왕년 간데없고,
내 몸도 내 것이 아니 온데
하물며 무엇을
내 것이라 챙기것소.
너, 나 구별 짓고
패거리 나누지 마소.
수의에는
호주머니조차 없으니
베푸는 맘 가로막는
욕심 몽땅 비우고
매일매일 길 나설 때
눈 딱 감고
양쪽 호주머니에
천 원씩 넣고 가다
누구나가 달라하면
오른쪽에 집히면 오른손으로,
왼쪽에 집히면 왼손으로
이것저것 가림 없이
숨쉴 때 베푸소서.
고작 그래야
몇 천 날이 남았으며,
쥐어짜고 챙긴다고,
잘 난체 우긴다고,
몇 만 날이 남아 있으며,
한치 앞을 뉘가 알우.
그자서야 이 다음에
베푼 덕이 돌아오고
내 식구, 내형제
나 몰라라 동개쳐도
남의 손에 지는 신세
고맙고 감사혀서.
이제껏 살아온 인생
깊인들 돌아보기라도
할 것 아니오.
이제껏 쥐려고
앞만 보고,
나만 보고,
내 것만 챙기고 살아온 인생.......
이제라도 비워보고,
베풀어 보고,
나누어 주고,
양보해 가며
곱게 곱게 늙다보면
어허라!
때 되면 밝은 미소 곱게 띠고
곧은 자세 당당하게.......
남은 이들은 통곡하고,
떠나는 이 미소 짓는,
멋진 날이 좋게 오리오.......
멋진 날이 좋게 오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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