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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것좀 보시게나

그대는 모르리 2007. 7. 26. 23:54
 
                                             이것좀 보시게나.......

      이보세....... 돈 있다 유세하지 말고, 공부 많이 했다고 잘난 척 하지 말고,
      건강하다고 자랑들 하지 마소. 명예 있다 거만 떨지 말고, 잘 났다고 뽐내지도 마소.......
      다 소용 없더이다. 나이 들고 병들어 자리에 누우니 잘난 사람, 못난 사람 너, 나, 우리 할 것 없이 석 달 열흘 길기만 한데 남의 손 빌려 하루하루를 버팁디다. 그래도 살아 있기에 남의 손에 끼니 잇고 똥, 오줌 남의 손에 맡겨야 하니 내 새끼 무신 소용이며, 왕년이 무슨 꼬라진고....... 다 뜻대로 안 됩디다. 내 형제, 내 식구 최고라며 남 너무 심하게 업신여기지 마소. 내 형제, 내 식구 마다 하는 일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들이 다 해내며, 눈 감고, 코 막지 않고도 웃어가며 따듯하게 해줍디다. 말하기 쉽다고 입으로 돈과 지위 앞세워 잘난 체 마침표는 찍지 마소. 그 열배를 준다 해도 하지 못하는 일 천지고 댓가 없이, 이름 없이, 베푸는 일 천직으로 아는 이 허다한데 그 마음에 상처 줄까 두렵고 죄 될까 걱정되오. 병들어 자리에 누우니 호사한 왕년 간데없고, 내 몸도 내 것이 아니 온데 하물며 무엇을 내 것이라 챙기것소. 너, 나 구별 짓고 패거리 나누지 마소. 수의에는 호주머니조차 없으니 베푸는 맘 가로막는 욕심 몽땅 비우고 매일매일 길 나설 때 눈 딱 감고 양쪽 호주머니에 천 원씩 넣고 가다 누구나가 달라하면 오른쪽에 집히면 오른손으로, 왼쪽에 집히면 왼손으로 이것저것 가림 없이 숨쉴 때 베푸소서. 고작 그래야 몇 천 날이 남았으며, 쥐어짜고 챙긴다고, 잘 난체 우긴다고, 몇 만 날이 남아 있으며, 한치 앞을 뉘가 알우. 그자서야 이 다음에 베푼 덕이 돌아오고 내 식구, 내형제 나 몰라라 동개쳐도 남의 손에 지는 신세 고맙고 감사혀서. 이제껏 살아온 인생 깊인들 돌아보기라도 할 것 아니오. 이제껏 쥐려고 앞만 보고, 나만 보고, 내 것만 챙기고 살아온 인생....... 이제라도 비워보고, 베풀어 보고, 나누어 주고, 양보해 가며 곱게 곱게 늙다보면 어허라! 때 되면 밝은 미소 곱게 띠고 곧은 자세 당당하게....... 남은 이들은 통곡하고, 떠나는 이 미소 짓는, 멋진 날이 좋게 오리오....... 멋진 날이 좋게 오리오!
출처 : 이것좀 보시게나
글쓴이 : 달동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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