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가을 운동회 / 장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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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가을 운동회 / 장시하               가을 하늘 보고 있으면           하늘 가득 그 아이의 철없이 해맑은           얼굴이 그려집니다           수많은 계절을 만나고 보내어 봐도           더욱 선명하기만 한 착하디 착한 천사로           내 가슴에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           가을 하늘을 닮은 아이           그 아이의 얼굴은 내게 늘 사무치는 그리움입니다           교실 한켠에서           풍금을 치던 그 모습 몰래 바라보며           가슴 콩닥거리던 철부지가 있었습니다                코스모스가 바람에 목이 아파          하나 두울 꽃잎 내릴 무렵          가을  운동회 며칠 남겨두고          그 아이에게 달리기 일등 하는 모습          자랑하려고 달빛 가르며 연습할 때          목사님이신 아빠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가야 한다던 윤실이란 아이          가을 하늘 저어저어 내게서 멀리 떠나갔습니다          힘이 쭈욱 빠져 달리기도 싫었습니다          그렇게 좋아하던 김밥도 먹지 않았습니다               슬픈 가을 슬픈 운동회였습니다         그때에는 발렌타인데이도         화이트데이도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