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방 ♣

노을 쓰러지는 그 뒤로

그대는 모르리 2009. 6. 5. 07:09

 

   
 
 

♡...노을 쓰러지는 그 뒤로...♡ 

 

 시/서정윤

  

산 뒤로 노을이
아직 해가 남았다고 말할 때

나무들은
점점 검은 눈으로 살아나고

허무한
바람소리 백야처럼

능선만 선명하게
하늘과 다른 땅을 표시한다.

고통 속에서만
꽃은 피어난다.

사랑 또한
고통으로 해방될 수 있음을

무수히 자신을
찢으며 깨달아가는 것이다.

노을 쓰러지는 그 뒤로
바람마저 더지나가 버리는

내 마음의 간이역에는
아직도 기다리는 엽서 사연들이

오래된 낙엽으로 밟히고
먼저 잠든 자의 표정에서

내 슬픈 방황
먼 흐름의 물길을 찾는다.

창에 비치는
풍경이 눈앞에서 맴돌고

긴 흔들림에
영혼이 지쳐

내 속의
장미 시들어 가시만 남는다.

귀가를 서두르며 나는
쓰러지는 노을

   그 뒤로 따라가고 있다. 

165.jpg 
A Scent Of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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