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길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그대에게 가는 길이 아니라 그대를 돌아서 가는 길이었습니다 갈수록 그대와 멀어지는 길, 차마 발걸음 떨어지지 않는 그 길을 나는 가고 있었습니다. 내가 왜 그대에게 가는 길을 모르겠습니까. 마음으로는 수천 번도 더 갔던 길이라 눈을 감고도 훤히 알 수 있었지만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길이었습니다. 돌아보면 저만치 멀리 서 있는 당신, 당신은 아시는지요? 그대에게 가지 못해 슬픈게 아니라 그대에게 갈 수 없어 슬펐다는 것을.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빈 몸뚱어리로 그저 발만 내딛고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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