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봉석조 여래 부처상 아래에는
한가지 소원들이 갓을 쓰고
죄다 엎드린다
9세기
어느 석공과 석공의 가족은
신라 말의 혼란을 뒤로 하고
관봉산에 올랐다.
150년간 왕만 20명이 바뀐 터였다.
죽고 죽이고 먹고 먹히고
석공은 무디어진 정을 들었다.
가파른 팔공산 봉우리 위를 붙들고
간신히 섰다
북(北)으로는 고려를
서(西)로는 백제의 마지막 남은 군사를
남(南)으로는 맥없이 쓰러져 가는 신라를
가슴에 담아서
힘차게 내려쳤다.
아픈 마음을 담아 내려치고
울면서 내려치고 허무해서 내려치고
팔공산 늘어진 자락들은 튀는 돌
아래로 아래로
흘러가는데
석공의 핏줄엔 눈물이 거꾸로 튄다
추위와 배고픔으로 큰아이는 이미
금생을 버렸다.
작은 아이도 언제 금생을 버릴지
모르게 되었다
석공은 마른 눈물로 정을 내려쳤다
저 너른 팔공산 자락에 한 몸 묻을 곳
없음을 쪼아내고 쪼아냈다
아내는 부스러기 바위 옆에 엎드려
한가지 소원을 빈다.
그가 새긴 바위 부처님을
후대에 갓바위 부처님이라고 부른다
그가 새긴 바위 부처님을
약사여래불이라 부른다.
그래서 갓바위 부처님은
많이 아프다.
아주 많이 아프다.
온누리에 평화와 자비를
불기2551년 부처님오신 날
각사찰마다 은은한 목탁소리가 아침을 장식하고
푸르름 사이로 오색연등이 선명합니다
해마다 찾아오는 날이지만
그다지 불교에 심취하지 못하지만 이날만큼은
숙연해져옵니다
집안에 독경소리 울리는 날이기도해요
어느 종교이든 사람사는 도리 다 하란 가르침은
같을것입니다
아주 오래전에 스님의 법문중에
사찰을 가까이하고 법당에 엎드려 108배 삼천배의
부처님앞에 절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것은
가까이 있는 부모님 섬기는것이 우선이란 말을
늘 기억합니다
사찰을 제집 드나들듯 열성인 사람이
내 부모에게 뒷전인 사람들을봅니다
어찌 복이 굴러 오겠는지요
마음이 심란하고 뭔가 뜻대로 되지않을 때
사람들은 종교를 찾게되고
그곳에서 평온을 얻기도합니다
하루 아침에 복을 바라기 보다는
내 주변의 평온함이 우선이며 종교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스스로 헤쳐나갈 해법이라면 내 주위부터
다독이는 마음가짐이 더 현실적이겠지요?
본인의 행실이 바르지 못하여
주변이 소란스러운데 법당앞에 엎드려 삼천배의 의미가
뭐있을까 싶네요
사람이 나약해질 때가있어 그런날은
종교앞에 마음 다 잡곤합니다
모든것이 마음이지요? 두갈래 마음 앞에서 방황할때
종교의 가르침을 새기며 옳은길을 행한다면
그것이 복받는 지름길인걸요
자비의 마음으로 성불하십시오
♬갓바위-김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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