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토리 3 ♣

빈 꽃병의 말..

그대는 모르리 2006. 6. 11. 10:22


빈 꽃병의 말 /이해인
1 
꽃이여 
어서 와서 
한송이의 사랑으로 
머물러 다오 
비어 있음으로 
종일토록 너를 그리워 할수있고 
비어 있음으로 
너를 안아 볼수 있는 기쁨에 
목이 쉬도록 
노래를 부르고 싶은 나 
닦을수록 더 빛나는 
고독의 단추를 흰 옷에 달며 
지금은 창밖의 
바람소릴 듣고있다 
너를 만나기도 전에 
어느새 떠나 보낼 준비를 하는 
오늘의 나에게 
꽃이여 
어서 와서 
한 송이의 이별로 꽃혀다오 
2 
꽃들을 다 보낸 뒤 
그늘진 한 모퉁이에서 
말을 잃었다 
꽃과 더불어 화려했던 
어제의 기억을 가라 앉히며 
기도의 진주 한 알 
입에 물고섰다 
하얀 맨발로 섰다 
아무도 오지않는 텅 빈 가슴에 
고독으로 불을 켜는 
나의 의지 
누구에게도 문 닫는 일 없이 
기다림에 눈뜨고 산다 
희망의 잎새 하나 
끝내 피워 물고 싶다 
 

'♣ 스토리 3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오는 거리..  (0) 2006.06.14
[스크랩] 태극 전사들  (0) 2006.06.13
[스크랩] 진달래 꽃(전라도 버젼)  (0) 2006.06.11
꿈과 소망으로 아름다운 하루  (0) 2006.06.10
[스크랩] 묻지마  (0) 2006.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