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방 ♣

진달래 피고 새가 울며는...

그대는 모르리 2008. 4. 12. 23:28





진달래 - 이해인



해마다 부활하는
사랑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

네 가느단 꽃술이 바람에 떠는 날
상처입은 나비의 눈매를 본 적이 있니

견딜 길 없는 그리움의 끝을
너는 보았니

봄마다 앓아 눕는
우리들의 지병(持病)은 사랑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

한 점 흰 구름 스쳐 가는 나의 창가에
왜 사랑의 빛은 이토록 선연한가

모질게 먹은 마음도
해 아래 부서지는 꽃가루인데

물이 피 되어 흐르는가
오늘도 다시 피는
눈물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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