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색 산악회 ♣

7월24일(네째주 일요일) 광양 어치계곡 정기산행

그대는 모르리 2011. 7. 20. 14:20

 



           

감만 1동 부산은행 앞 아침 7시 30분 출발

우암 자유아파트-문현 삼성아파트 경유합니다

 

예약안내

 

예약하실분은 녹색 총무님폰번 :011-9315-6431

연락주시면 좌석배정을 받을수 있습니다.

 

 

 

 

 

 

 

 

양말을 벗고 잠시 물속에 발을 담그자 등줄기까지 차가운 느낌이 그대로 관통해 올라온다.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한여름의 뜨거운

햇살 한줌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공간이라 차가우리라는 예상은 했으나 몸에 스며드는 한기는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다.

마치 한겨울 얼음장에 발을 담근 듯 30초를 견디지 못하고 급히 발을 빼 올리며 이곳의 이름을 묻자 오로대(午露臺)라는 설명이
돌아온다. 햇볕이 쨍쨍한 한낮에도 이슬이 맺힌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이름 오로대. 이름값을 하고도 남는다는 생각에 주위를 둘러보자
원시림을 방불케 할 만큼 무성하게 자란 나무들이 터널을 이루고 있다.

백운산 자락 인적 드물어 더 깊은 운치
아이들과 계곡 수영하기엔 하류가 좋아

혹시 여기가 지리산에 위치한 계곡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뛰어난 풍광에 흠칫 놀라는 순간 폐부를 꿰뚫는 듯 시원한

소리를 내며 물줄기가 흘러 내려간다. 그 물줄기를 따라 땀이 밴 끈적함이 흘러가버리고 나면 새삼 가족간의 사랑이 보송보송 살아난다.

누구나 한번 찾으면 뇌리에 꽂히는 이 오로대를 감추고 있는 계곡이 전남 광양의 백운산 자락에 자리 잡은 어치계곡이다.

호남정맥의 마지막 줄기에 자리 잡은 백운산 자락은 해발 1,200여m의 고도에 걸맞게 골골마다 아름다운 계곡들이 많다.
광양시 봉강면의 성불계곡을 비롯해 옥룡면의 동곡계곡, 다압면의 금천계곡, 진상면의 어치계곡 등은 백운산 4대 계곡으로 불리며
전국구 이름값을 가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어치계곡은 다른 계곡들과는 달리 비교적 최근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승용차가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할 정도로 깊은 탓에
사람들의 발길을 덜 탔기 때문이다. 그만큼 깊고 운치가 있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 어치계곡을 가 봤다는 이들도 하류지점에서 물놀이만
하다 갈 뿐 정작 어치계곡의 본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계곡 하류지점인 백학동 마을에서부터 거슬러 올라가면 길이가 7㎞에 달한다는 어치계곡의 본 모습은 펜션이나 각종 숙박시설이 모습을
감추는 지점부터 시작한다. 물론 이 지점부터는 순전히 도보로만 올라갈 수 있다. 산책로처럼 아름답게 꾸며진 이 길 양옆에 자라나는
야생식물들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이곳의 야생식물만 모두 900종에 가깝다는 점을 알고 나면 식물도감이라도 가져와 하나하나
뜯어보고 싶은 충동이 절로 인다.

마지막 민박집에서 200여m가량 산책로를 따라 올라간 지점에서 왼쪽으로 꺾어 내려가면 세 갈래 물줄기가 15m 높이에서 떨어져
내리는 폭포가 하나 보인다. 이곳이 바로 구시폭포. 말 따위의 짐승들에게 물을 먹이는 구유의 이 지방 사투리인 구시가 폭포 이름이 된 것은
물이 떨어져 모이는 소(沼)의 모습 때문이다. 소의 모습이 이렇다 보니 이에 맞는 전설도 생겨나지 않을 수 없다.

이 지역 전설은 말한다. 신들이 천마를 타고 세상을 둘러보다 천마가 지치면 일 년에 한번 물을 먹이던 곳이 이 소라고.
그 날이 바로 음력 정월 보름이었는데 신기하게도 이 소가 매년 정월 보름 새벽이면 마르는 현상이 계속된다고.
전설에 불과하지만 구시폭포 인근 바위에 나 있는 말발굽 모양의 홈까지 확인하고 나면 왠지 믿고 싶어진다.

구시폭포를 지나 산책로를 8분가량 더 올라가면 길옆으로 선녀들이 목욕했다는 선녀탕과 구시소가 구시폭포와는 또 다른 절경을 자아낸다.
어치계곡에는 하나하나 절경인 이 같은 폭포가 모두 5개에 이른다.
산책로를 따라 왼쪽으로 이어진 계곡은 편안하게 산책을 하다 좀 더워졌다 싶으면 언제든 내려가 더위를 식힐 수 있을 정도로 산책로와
가까이 붙어 있다. 산책로와 계곡 모두를 터널 모양으로 덮고 있는 숲은 그 자체만으로도 여름의 뜨거운 열기를 몇 도는 식혀주는 청량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