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붕모양
초가지붕의 물매(경사도)는 볏집 지붕일 경우에는 보통 45-60도이며 샛집 지붕은 60-65도 정도의 경사각을 이우며 지붕(일자형집)의 종류는 맞배지붕과 우진각지붕, 상투지붕 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맞배지붕은 지붕의 평면이 두 개의 긴 네모꼴로 이어져서 왈(曰)자 모양으로 측면에서 볼 때는 ㅅ자 모양이 되는 지붕을 갖게 되며 이와 같은 지붕을 일명 박공지붕이라고도 부른다. 맞배지붕을 더 정확히 말하며 세마루지붕으로서 밑에서 올려다 보면 서까래가 노출된 것이 마치 배 밑창을 보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또 우진각지붕은 지붕의 평면이 사면으로 구성되어 앞, 뒤 두면은 사다라꼴이 되고 좌,우면은 삼각형 모양이 된다. 처마끝은 같은 높이로 가지런히 집을 휘감아 돌므로 비바람에 노출이 적으며 용마루는 다른 형태보다 짧아지기 때문에 격식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초가에서 가장 많이 지어진 지붕의 형태이다.
이어서 상투지붕은 본채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지붕모양으로서 헛간채, 뒷간, 잿간 등의 지붕구조가 단순한 건축물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지붕이며 서부지방에서 많이 사용하는 지붕 기술이다. 그리고 학각지붕은 배지붕과 우진각지붕이 합쳐진 모양의 지붕으로서 구조와 방식은 복잡하지만 외간미가 좋아 기와집에서 흔히 쓰는 지붕이다.
2.이엉의 종류
초가 지붕을 이는 방법에는 비늘이엉법과 사슬이엉법의 2가지가 있다. 비늘이엉은 그 모양이 물고기의 비늘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서,배집 등에 주로 사용되며 짚의 뿌리쪽을 한뼘정도 밖으로 내어서 엮는 방법이며, 길게 엮은 날개 2장을 이엉 꼬챙이로 뀌어 올린 다음 지붕의 앞뒤를 덮고 남은 부분으로 좌우 양쪽의 벽을 가릴 수 있다. 비늘이엉은 같은 양의 짚으로 엮어도 수냉이 쪽이 두껍고 튼튼하기 때문에 수명은 사슬이엉보다 오래간다. 그러나 지붕의 물매가 싸지 않으면 빗물이 잘 흐르지 않는 단점도 있다.
사슬이엉은 짚 뿌리쪽이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덮는 방법이며, 볏집을 일정한 양(量)으로 엮은 수십 장의 마름(둥글게 말아놓은 이엉)을 지붕 위로 올린 뒤에 멍석을 펴듯이 펴나가면서 덮는 방법이다. 이엉은 처마끝 부붐에만 부리쪽이 밑으로 오도록 깔고 다음에는 이와 반대로 하여 덮어 나간다. 사슬이엉으로 이으면 지붕의 표면이 매끈하여 빗물이 잘 타고 내린다. 따라서 서부 지방에서 비늘 이엉을 사용한 집이 가끔 발견되며, 중.남부 지방에서는 사슬이엉을 많이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비늘이엉은 사슬이엉보다 2배 정도의 두께로 덮기 때문에 집안의 온기를 보존하는 데에 유리하고 수명도 오래가므로 추운 북부 지방에서는 주로 비늘이엉으로 지붕을 덮는다.
3. 이엉 줄매기
이엉을 얹고 용마름을 덮고 나면 이엉이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새끼줄로 매는데 이것을 고삿 맨다고 한다. 고삿 매기를 할 때 안으로 들어가는 고삿을 속고삿이라고 하고 밖으로 드러나는 고삿을 겉고삿이라고 부른다. 고삿 매기는 지방에 따라 조금씩 묶는 방법이 다르지만 보통 가로로는 여러 가닥이의 새끼를 매고, 새로로는 몇 가닥만 묶는 긴 메모꼴이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이다.
중.남부 지방의 고삿 매기는 긴 네모꼴인 일자매기를 많이 사용하며, 서부 지방에서는 일자매기와 함께 마름모매기를 하며 사선매기를 한 지붕도 가끔씩 볼 수 있다. 또 바람이 심하게 부는 제주도나 동해안 일부 지역에서는 새끼를 정방형으로 촘촘히 묶어야 한다. 따라서 전국적으로 가장 흔이 사용하는 고삿 매기의 순서는 지붕의 가로(긴쪽)로 여러 가닥의 새끼줄을 치는데 이것을 장매(누른새끼)라고 한다. 장매를 치고나면 세로(짧은 쪽)로 3-5가닥의 자른 매를 쳐서 장매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얽어 묶어야 한다. 이때 새끼끝 부분은 서까래(연목)에 단단히 잡아당겨 묶는다. 특히 영남 내륙지방이나 남.서해안 일부지역에서는 처마끝 이엉이 바람에 날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긴 눌림대(연침대)를 올리고 지붕을 뚫어 새끼를 끼워넣어 서까래에 고정시킨다.
4. 초가의 마감
집의 뼈대와 지붕의 이엉을 덮고 나면 내부 마감공사를 시작한다. 내부시설은 제일 먼저 벽체를 만들고 기둥과 기둥사이에는 인방을 설치한다.(인방은 상인방, 중인방, 하인방이 있다). 인방이 끼워지면 토벽을 만들기 위해 각 인방 사이에 약 20cm 간격으로 힘살대(나무지주)를 박는다. 지주대를 세우고 나면 가로로 외대를 엮으며, 외대는 보통 반으로 쪼갠 대나무나 싸리나무. 가는 소나무 등을 칡넝쿨이나 새끼를 이용아여 지주대에 촘촘히 엮는다. 외대를 엮고 나면 짚을 잘게 썰어 넣어 반죽한 흙을 안쪽 벽과 바깥 벽에 맞벽을 치는데 이을 초새 바르기라고 한다. 초새를 바른 후 벽이 굳어지면 다시 재새 바르기로 마감한다. 재새는 초새와 달리 짚을 썰어 넣지 않고 부드러운 황토흙을 가는 얼기미(채)에 쳐서 모래나 마사토와 반반씩 섞은 다음 물과 반죽하여 벽면을 매끈하게 덧붙여 바르면 벽체 공사는 끝이 난다.
벽을 만든 다음에는 구들을 놓게 된다. 구들은 대개 봉당 뜰에서 한자 정도 높이로 잡는데 먼저 불목(아궁이 입구에서 방안까지 한자 정도 깊이 파인 골)을 파낸 다음 아궁이(부석)입구 양편에 고임돌(굄돌)을 세우고 고임돌 위에는 커다란 이맛돌을 올려 놓고 불목 위에는 두껍고 넓적한 돌을 덮는다. 그런 다음 불목 안쪽으로 불길이 들어가는 방고래를 만드는데 고래놓는 방식은 골고래로 만든 골구들과 허튼고래로 놓은 벌구들이 있다.
골고래는 일반적으로 두개의 아궁이에 다섯 개의 골을 만드는데 고돌(구들장을 받치기 위해 고래 양쪽으로 낮게 쌓은 담)을 쌓아 고래를 만든 다음 이 위에 구들돌은 얹어가는 방식이며, 허튼고래는 구들 바닥면을 불목쪽에서 위목(방안)쪽으로 비스듬히 경사지게 만들어서 고돌을 괴어 그 위에 구들돌을 얹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은 고래는 또 아궁이가 시설된 방에만 만들어져 굴뚝으로 연결되는 당고래와 2개 이상의 방으로 불길이 지나도록 구들을 놓은 내고래가 있다.
구들돌이 다 놓이게 되면 구들장 사이의 틈새를 주먹돌로 메운 뒤 볏짚을 썰어 넣고 반죽한 찰흙으로 작은 구멍이 보이지 않도록 채워 넣고, 그 위에 마른 흙으로 부토를 깔고 밟아 다진 후 부드러운 찰흙을 박죽하여 재새(미새)를 하면 방구들 놓기가 끝난다.
구들 놓기가 마감되면 마루 귀틀을 만들어 청널을 깔아 마루를 만들고 천장에는 반자(천장을 평평하게 만든 방의 상부 구조)를 설치한다. 그리고 방문을 단다. 방문은 하방과 중방 또는 상방 사이에 문설주를 세우고 그 사이에 문틀을 끼워넣고 문지도리(돌쩍)를 달면 된다. 우리 나라 초가의 방문은 집의 형태와 지역에 따라 외여닫이문 쌍여닫이문으로 구분한다. 또 부속 문으로는 큰문 옆에 붙여 밖을 내다볼 수 있게 여닫이로 만든 작은 뙤창문(호령창), 통풍과 채광을 위해 조그많게 만든 바래기 창문, 창은 여닫지 못하며 채광만을 위해 만들어진 봉창, 부엌의 통풍을 위해 창살만을 달아 만든 살창, 오두막집 부엌에 매다는 거적문과 목조 초가에 많이 사용하는 널판으로 만든 판문 등을 단다.
구들과 마루, 창문들을 만들고 나면 도배를 한다. 도배가 끝이 나면 집의 내.외부 공사는 마무리 되며, 마지막으로 처마 물 떨어지는 자리(지시랑)을 따라 그 안 쪽으로 한자에서 석자 높이까지 축담(기단)을 쌓으며 이어서 집의 경계를 따라 담장을 쌓는데, 담장에는 돌담,토담,둑담 등이 있다. 담장 쌓기가 완성된 후 사립짝(나뭇가지를 엮어서 만든 문짝)을 만들어 달면 초가가 한 채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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